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유럽 – NATO와 EU의 새로운 정체성

 

🌏 도입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적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흔들었다. 냉전 이후 "유럽의 평화는 당연하다"는 인식은 산산조각 났고, NATO와 EU는 각자의 정체성을 다시 정의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전쟁이 3년을 넘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지금, 유럽은 “안보 공동체”로서의 재탄생과 동시에 에너지·경제·가치의 결속이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서 있다.


1. 배경

  • 냉전 이후 NATO의 위기
    소련 붕괴 후 NATO는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더 이상 적이 없다’는 비판 속에서, 테러 대응·평화유지 활동 등으로 역할을 넓혔지만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은 지속되었다.

  • EU의 확장과 내적 균열
    EU는 정치·경제 공동체로 성장했지만, 브렉시트·재정위기·난민문제 등으로 결속이 약화되었다. 특히 국방·안보 영역에서는 미국 의존도가 높아 ‘전략적 자율성’이 미완에 머물렀다.

  • 러시아와의 관계
    독일의 ‘신동방정책(Ostpolitik)’과 에너지 의존, 프랑스의 대러 협력 시도는 결국 러시아의 침공 앞에서 무력화되었다. 전쟁은 유럽 국가들에게 "러시아는 파트너가 아니라 위협"임을 각인시켰다.


2. 현재 상황

  • NATO의 부활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신청은 NATO의 확장성을 증명했다. 미국의 리더십 아래 NATO는 다시금 ‘러시아 견제’라는 분명한 임무를 얻었다. 동부전선에 병력이 증강되고, 방위비 지출 목표(국내총생산의 2%) 준수 압박이 강화됐다.

  • EU의 결속 강화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EU는 공동 구매,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으로 대응했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급격히 줄었고, 대러 제재 패키지를 연이어 발표했다.

  • 군사력 증강
    독일은 1000억 유로 규모의 국방비 증액을 선언하며 ‘전후 안보 정책’의 대전환을 시도했다. 폴란드, 발트3국 등은 첨단 무기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 경제와 사회적 비용
    에너지 가격 급등, 난민 수용, 인플레이션 압박은 유럽 사회의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라는 가치 구도가 결속을 지탱하고 있다.


3. 향후 전망

  • NATO의 확대와 미국 의존 심화
    NATO는 단기적으로 결속을 유지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정치 상황에 좌우된다. 만약 미국이 ‘고립주의’를 선택하면, 유럽의 자율적 방위 역량 강화는 필수적 과제가 된다.

  • EU의 전략적 자율성 논쟁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유럽 국가들은 미국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EU 내부의 균열은 여전히 잠재 변수다.

  • 전쟁 장기화의 파장
    우크라이나 전쟁이 ‘동 frozen conflict(동결된 갈등)’ 형태로 고착된다면, 유럽은 지속적인 안보 불안 속에서 군비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 반대로 전쟁이 종식된다 해도, 러시아에 대한 불신은 수십 년간 지속될 것이다.

  • 에너지·경제 전환 가속화
    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끊은 경험은 재생에너지·친환경 기술 투자를 가속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제적 비용과 사회적 저항이 뒤따를 수 있다.


4. 한국에 미치는 영향

  • 안보적 시사점: 한국 역시 북한이라는 직접 위협과 중국·미국 사이 지정학적 압박 속에 있다. 유럽의 사례는 동맹 유지와 자율성 확보의 균형이라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 경제·에너지: LNG, 재생에너지, 원전 수출 등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그러나 유럽 경기 침체는 한국 수출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도 있다.

  • 외교 전략: 한국은 EU와의 전략적 협력, NATO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국제 안보 네트워크에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다.


📝 결론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안보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했다. NATO는 부활했고, EU는 에너지·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위기 속 결속’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의존과 내부 균열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할 것이다. 유럽의 경험은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위협에 직면했을 때 동맹과 자율성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이제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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